- : 280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11:34 <9973201>코드는 지금 쓰는 건 아니고 임시!
---
>게임을 킨다.
>이건 뭘까? 연쇄할인마에서 헐값에 지른 것? 인터넷 괴담 기반? 너무 못 만들어 유명해진 뭔가?
>중요한 건 이건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나타났고,
>백신도 이 갓작인지 망작인지 모를 건 적어도 바이러스 폭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을 받은 게이머는 심심했고.
>그러니까 킨다.
--- - : 283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12:24 <9973209>---
>그리고 긴 시간, 까만 화면만이 있었다.
--- - : 301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22:42 <9973262>---
=?{DATA}
[???]
>"……"
[???]
>"흠, 좋아."
>"10초 정도 더 인내를 가지고 보니 이전의 그 씨X 갈아마셔도 시원찮을무례한 플레이어녀석은 아니라는.게 판명됐어."
[???]
>"어쩌면 곧 될지도 모르지."
>"아닐지도 모르고."
>"하지만 불쌍하네. 벌써 5분이나 이런 바이러스만도 못한 데 시간을 쏟다니."
---
>……시작하자마자 뭔 소리야?
>인내심을 가지고 기껏 기다리니, 회색조의 반투명 대화창에 뜬 대사가 이것이라는 건,
>글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흔한 경고문도 없이 다짜고짜 튀어나오는 건 역시 괴상했다.
- - : 311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32:35 <9973299>연출 실제 부러움!
---
[???]
>"경고문 필요해? 별로 쓸모는 없지만."
---
<CAUTION!>
*이 게임은 15세 이용가입니다*
*노약자, 임산부, 심신미약, 마개조 성애자, 쓰레기, 사지가 쉽게 분리되는 분은 플레이를 삼가해주세요*
---
[???]
>"됐지?"
[???]
>"……아, 그래, 스탠딩 설정 안 해놨네."
>"10초 정도 인내심 더 발휘해봐."
---
>10초 정도 흰 바탕에 굴림 폰트로 대충 쓴 경고문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뭐 하라는 거지? 연출인가? 아니면 고도의 트롤링인가?
>사고는 순간이며 영원하다. 잡생각을 쌓아놓으면 설정한 10초는 순식간에 지나가니까.
- - : 318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37:59 <9973317>---
[???]
>"이왕이면 귀여운 여자아이의 스탠딩?"
>"지워버렸
>"없으니까 불평하지마."
[???]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겠지만."
---
>그리고 화면이 밝아졌다.
- - : 338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44:34 <9973354>---
[???]
>"실망하는 거야, 비뚤어진 거야?"
>"하는 김에 밝기 좀 올렸지만, 말해두는데 할 수 있는 건 없어."
---
>넓은 방.
>넓으며 살풍경하며 또한 창이 있는 방.
>창 바깥이 우주 같으면서 깨진 이미지 같은 방.
>그래도 한밤중에서 조명 단 크리스마스 트리같이는 밝아진 방.
>드러난 얼굴은,
>글쎄, 확실히 육감적인 몸매의 여인은 아니었고,
>청춘을 보내는 풋풋한 소녀도 아니었다.
>하다못해,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어린애도, 살 날이 길지 않은 노인도 아니었다.
- - : 351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49:00 <9973383>---
>소년이었다.
>주인공 같기도 했고, 사연 있는 친구 같기도 했고, 충성하는 간부 같기도 했고, 광기를 휘두르는 흑막 같기도 했다.
>소년만화의 그것에 비유하자면, 대체로 그랬다.
>소녀만화로 비유하자면,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자애 같기도, 사랑에 빠진 소년소녀같기도 한,
>그러나 딱히 성별을 속인다거나 알 수 없지는 않은,
>명실상부한, 남학생이었다.
- - : 376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7:58:07 <9973432>---
[???]
>"내가 너라면, 가장 처음 만난 NPC인지 공략 캐릭터인지 도우미인지 모를 게,"
>"타이틀 히로인이 아닌, 달걀귀신이어야 마땅할 듯한 거라는 데,"
>"놀람이든 당황이든 신선함이든 뭐든 간에, 그 감정을 묘사하는 데 수십 줄은 소모할 거야."
[???]
>"그게 아니라면, 시나리오라이터가 묘사하다가 현자타임 와서 때려친 거겠지."
---
>누구한테 이 멍청한 소리들을 말하게 상정된 건지,
>당황스러울지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이 게임같은 건 역시 이상하다는 것이다.
---
[???]
>"이전에 온 불쌍한 것들은 대체로 저기서 벗어나지 않았거든."
>"예외? 있던가? 있다면 몇 년 전이지?"
---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지금 이 움직이는 그림이 붙은 텍스트 덩어리를 킨 멍청이가,
>시작한지 한 시간도 안 돼서 돌아버렸거나 - : 407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8:07:55 <9973525>---
[???]
>"이름?"
>"그런 게 필요해?"
>"알아도 몰라도 개소리 스테레오로 트는 걸 듣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텐데."
>"뜯어서 마구 휘저으려고?"
---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까지 냉소적이고 적대적이라니!
>역시 이건 고도의 트롤링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머리가 돌아버린 것인가.
>토끼는 두 마리 잡혔지만, 어느 쪽의 목을 칠 것인지가 이제는 문제다.
>무엇보다, 게임을 뜯을 기술은 없고, 있다고 해도 시간과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며,
>시간과 예산이 있다 해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에 부을 팬심은 (아직까지는)형성되지 않았다.
>그럴 바에 치킨을 뜯거나 쩔어주는 굿즈를 사거나 저금하는 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지만)더 이득이겠지!
- - : 420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8:18:18 <9973597>---
[???]
>"나는 게임 같은 것의 유ㅇ등장인물이고,"
>"너는 플레이어 [계정명 XXXXX]지."
>"그거면 충분해."
[???]
>"스킵하든 삭제하든 말든 네가 재미 볼 건 없으니,"
>"플레이어 칭호도 솔직히 장식이겠지만."
---
>한 가지, 이제 와서인 뇌내 가설을 보강하자.
>이건 못 만들었거나, 미완성인 메타픽션 컨셉 게임일지도 모른다.
---
[???]
>"……."
>
>
*skip*
*skip*
………
……
…
---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전자인지 후자인지 둘 다인지 혼란스럽게 만들긴 했지만.
>아니면 인내심이 화장터로 갔거나.
- - : 435 ◆2RHJ3.Rbv6 (932153E+53)2018-06-14(거의 끝나감) 08:23:25 <9973642>---
…
……
………
*skip*
*skip*
[???]
>"전기 낭비하느니 쓸모없는 글이라도 싸지르는 게 어때?"
---
>세 가지 확실한 것은,
>이건 정말이지 귀찮기 짝이 없는 유사게임이라는 것과,
>그런 주제에 일러스트와 배경 퀄리티 등의 겉껍데기는 그럭저럭 좋다는 것과,
>이 시뮬레이터 아종만도 못한 무언가에 대해 오기가 생긴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것.
>어느 쪽이든, 살아가는 데 있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깨달음이었다.
-
2018년 6월 13일 수요일
플레이어 "괴상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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