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6일 월요일

요람 단편빵 62회차

  • 116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5:57:39 <10585781>
    그럼 시작할까.
    요람에서 시작하는 단편빵이란 걸 말이야.
    이번 단편빵의 룰은 다음과 같다구.
    4시까지 모집. 4시 2분에 다이스를 굴린다.
    【단편 게임의 룰】

    1: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이 참가자를 모집한다(정해진 시간까지)
    단편의 최저분량은 주최자가 설정한다(단위는 레스)

    2: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참가」라고 간략하게 선언. 무명참치도 참여가능하다.

    3:2명 이상 게임에 참가하면 시작한다

    4:주최자가 정한 시간(분 단위)에 1~100 다이스를 굴린다

    5:가장 다이스값이 높은 사람이 가장 낮은 사람에게 소재나 주제를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전달

    6:만약 정해진 시간에 굴리지 못했어도 2분 이내라면 세이프. 그보다 더 지나가면 부전패.

    7:승자가 소재나 주제를 제시하고 15분 안에 단편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30분 내에 작성할 것.

  • 117 무의미◆ENMPrSocIw (5263608E+6)
    2018-07-16(모두 수고..) 15:58:27 <10585795>
    /         /_ / ,  人,  / ) / i、  ハ
         _ ノ `,ー - ニ _ /   /)ノ しV |
    ...:;:'   ´7 , _/ ! ,イ .,イ /`ハ ̄` ー--'-{  |
    :;:'     /イ /`T/T/7イ / l`ハ、_i ,   >/
    :   ..::.:/,ィテ7ァー、  j/  .l/ l/l7i .ハ/ /
       ..:::;イ.,' 弋ソタ        rfテT j' ハノ- 、ノ
     ..::;イ  !  、、、         辷ソ  /==ァ/ V
    . ::/./l  l u       、  、、、 ハ //  }
    -<-'、l. !     /`丶、 _    /=='./  /
      ヽ ヘ. ト、、   {    V     ノ77./  /
      _ハ V\ヽ、 ` ー '  <777./  /
      (0{こ', V ヽ∠7ー</ /77ァ/n'Y l
      `T ̄', V  ノ{ /   ̄ /∩! l|.!
         .ヘ V / { く - く  ノ ' ′ ノ
    따르르르릉-

    일단 참가할게요-

  • 118 고릴라 더 고릴라◆rcwT/kivQY (7249106E+6)
    2018-07-16(모두 수고..) 15:59:12 <10585809>
    이기는 방법...

    그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다...
  • 119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5:59:20 <10585815>
    이 주제글의 118 현명해!
  • 120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5:59:38 <10585820>
    이대로라면 1대1의 승부가 되어버리는가.
  • 125 트라젠타듀오◆FSWdtqiDyA (8069502E+5)
    2018-07-16(모두 수고..) 16:00:44 <10585850>
    과연, 승리의 화신님의 말을 따라서 내가 말을 꺼냈지만 참가하지 않겠다
  • 126 Ciel◆n3TCb0GnDE (5867197E+6)
    2018-07-16(모두 수고..) 16:01:01 <10585853>
    4체째 완성.
    완성하고나니 단편빵의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 128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1:07 <10585858>
    「단편빵 희생자 목록」
    1.TranSlator
    2. 무의미

    4시 2분에 1-100 다이스.
  • 129 탄트◆OrTmmUv0Sw (9887713E+6)
    2018-07-16(모두 수고..) 16:01:29 <10585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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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丶:. : : /i:i:i:i:i:i:i:i| |  |  >         イi:i:i:i:i:i:i:i/ /:. :. :. : |ノ(___
         \) \)\i:i:i:i:i人l\ \   うぅ=‐ァ'〔i:i:i:i:i:i:i:i:i:i:i:i/〉: : : : :./   <⌒
                \__ノ \. \「\冖冖==ミki:i:i:i:)` ` ` ` ` ` ` ´     <⌒
                       \i:i:i:i:i:i:i:i:i:i: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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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오 (팝콘)

  • 131 트라젠타듀오◆FSWdtqiDyA (8069502E+5)
    2018-07-16(모두 수고..) 16:01:41 <10585874>
    1:1라크쉬르(아무말)
  • 133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2:18 <10585888>
    나에겐 징크스가 있어. 먼저 굴리면 패배한다는 거야.
  • 134 무의미◆ENMPrSocIw (5263608E+6)
    2018-07-16(모두 수고..) 16:02:32 <10585894>
                _ ..  ---- ..       、_ノ ー‐ ´{
            ,.  ´           ミ 、     }   ご  |
           /  , ‐   ___ \    \  _ノ       ヽ
           /  /‐ ¨¨ ̄     ` ヽ     \}   は    \_
         i  /                 l     ノ          /
         | i    ______    {    ヽ   ん     /
         } {_,. < : :,イ:/ :{ :ヽ ヽ:_ ̄:`\    l           i
        __ムイ ;ィ :/\/ハ :ト斗七:\、 : : :` ーz.ノ    は    _{
        777{: :/:ム=ミ|:l{  ト{ >竺ミ ヽトミ丁 ̄ヽ       /
       / , {ハ/〃f心ハ.     f_,心.ヽ }ヽ{从   }  !? /
      / / ノl,ハ {{ 辷リ     辷ツ }小 |ヽ:|ヽ /⌒ヽ, -┘
     / / ,/八フ} xxx  '    xxx. u |: :|'ノ {: :\     ヽ
    ./ / ノ : / { U   ---- ‐ 、    {: :{ヽ :ヽ: : :\    \
    ' /: /: :,ノ: :人  {       }    人∧: \:\: : ヽ、    \
     { :/ :/ : : :/> ヽ    ノ . イ}ヽ: ヽ:ヽ : ヽ :ヽ  }ヽ
     V /: : / /rく {  l:`7i千´   /: :〉ー}: }、: : :: : : : |
     ∧{l :/ / :小. {  ,/|: :ヽミ¨彡': : : :/  |: |' ヽ l : :{: :ヽ
       V ./ /: | \ { とフヽつ : : :/  /} :|  } ト: :}: : : \
    가라아아아!

    .dice 1 100. = 27

  • 135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2:46 <10585899>
    .dice 1 100. = 36
    늦게 굴렸으니 내가 이긴다!
  • 136 무의미◆ENMPrSocIw (5263608E+6)
    2018-07-16(모두 수고..) 16:03:36 <10585915>
                  /  、 .    / ̄ ̄ /   >    ヽ  \
                    i  / × /⌒) + /   /⌒)  +`  ┐
                    |   i  %    ∠ノ  /⌒Y   /  |
                    |   |   +(/   /  ×   /) x. |
                   | . .-‐…: 7: ̄「: /i: :r‐-. .∠_    |    |
                /_,ノ: ´:.:斗:‐ : / 、/^}:,ハ:.:|__:_: : : : : `: . .__|    |
                 '⌒Y.:.: : :.i |:|.:/ /|: /  /  Ⅵハ: :|`}: :.i: : : : :.    |
                | |:! : |:i:|ハ{/j/' j/          Ⅵハ:.:|: : : : : \   .
                从: :|从 x=≠ミ       ____  Ⅵ:|: :.「 ̄⌒ヽ
               ,   iⅥ: :.            ^⌒ヾ  从ハ{     |
    .          /    :| : : :.       '          i : : |      |
             /   /: |.: :.: :.               八: :|      |
    .        /   /:.: :|: : :.人    V  ¬     イ:| : : |      |
           /   /.:.: :.:|: : : :|个    ー-一'    イ:.:|:.| : : |      〉
    .      /   /: : : : :|: : : :| | 、i>        ≦}.: : : :.:| : : |    ∨
           ′   厶-‐…l|: : : :| ヽ  ー -==-一' /\: : :| : : |     丶
            __/⌒ヽ   |: : : :|   \      /i  | ` | : : |
         i   /  \  \ |: : : :|    ト  __ /  ,  ,   | : : |      |
         |  ,    丶.  |: : : :|    \      /  /    | : : |       |
    앗. 좋아.

    이걸로 산더미같이 쌓인 문제들에게서 보다 합법적으로 도피할 수 있어.

  • 137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4:10 <10585932>
    나의 승리DAZE. 그래서 제가 드리는 주제는요…


    「오만한 공주님」을 주제로 써주세요.
  • 138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5:15 <10585961>
    오만한 태도를 가지는 공주님은 좋단 말이지.(취향)
  • 139 무의미◆ENMPrSocIw (5263608E+6)
    2018-07-16(모두 수고..) 16:05:34 <10585967>
        /         i::/:::::___:::::/::::::::::/:{ ,′
       .          ,j‐: :7´: /: :/:`: ハ:ー:.く: :i :.
        |      ⌒7: /:/从/:i:j/l:/i:{ i;ハ:l、:ヽ、 .
        |        /イ://,y'笊ミxj' 从 / _j{:ヽi:.i ゝ
        |       ´i  ゛弋:リ     斧ト、;ハj i
       :.     .:   |     `    , ゞ' : / |
    .    .    /    .:!              i:.l  |
    .     i  :/    / |       r  ァ   八: .
       /:...::/   / : |ヽ、       / : | i
    .  /:::/    . i: :.|__>   __ イ: :l: : | |
      / ´       i | : |   ` ′┐ : |: :.|: : | |
     .       / | : |\    /、: : |: :.|: : | |
    . i       /ヽ:ヽ:.ヽ:::\ー ' V:ハヽ、:i..: :| :.
    /      /  \:ヽ:ヽ::::\  i::::::i  !: : |   .
          /    ` i: }:::::::::\!::::::l :!: : |  i
    그 말을 들은 순간. 무의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렇다. 그 주제를 들은 순간 단번에 머릿속을 뛰쳐나온 아이디어.

    그것이 무의미를 고뇌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 140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5:55 <10585974>
    사실 그 공주님을 떨어뜨리는 주인공도 취향이지만 말이야.
    다른 사람한테는 오만하겠지만, 그에게는 부드럽겠지.(아무말)
  • 141 TranSlator (4527995E+6)
    2018-07-16(모두 수고..) 16:06:26 <10585983>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쓰면 되잖소. 자, 가렴. 요람이 넓어요.
  • 149 무의미◆ENMPrSocIw (0074233E+6)
    2018-07-16(모두 수고..) 16:15:09 <10586148>
            /  //_  /   _  /    / )  *  /    ハ   '.
            .:  |/ ノ / * (__/   /   *  / )     /|
              |  >: : ̄ ̄/: ̄ ̄/: | ̄ ̄| ̄: :ヽ ̄: :< / |     |
           :'   {/: : : : :_/_/ : : /: :∧: : : :{_、__}_ : : |: 、\}    |
           |  /: : /: /´ : /:∧:`:/ |: ' 从: ´∨\:|: `: :|: : ∨: 、    l
           |/:/ : /: : |: : /|/ |: / {/   \:}  リ\: ハ: : :| : |:\
           |-イ: :/: , : | ィf斧芋芋ミ      イ芋芋斧ミ、|: :/| : | ー  |
           |  {: ハ:|:从乂 V) じり        V) じり ノ|:∧| :/     |
           |  |/  V∧   ー              ー '   }': : }/ \、 ト、
          /   / | : ∧        '           /: |/|   \' ∧
         ,イ   /  ,: |: :∧ u                   /-|:|: |     \_〉
          /  /  /: :|: :|:込、       vー 、       イ: : |:|: |:.       \
        , {__/   /: :|:|: :|: : 个      ー '     イ: |: : :|:|: |∧       \
        /     /: : :|:|: :|://  >        </ ヽ、 : |:|: |:|∧        '.
      ,       ,.: : : : |:|: :| 〈   \_ | ` ー ´   {イ   / \l: :|:|: ∧        '.
      /       /: : / : |:|: :|   \    ̄ ̄ ̄ ̄ ´  イ     l: :|:|: : ∧          }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으음...

    뭐. 좋아. 가볼까.

  • 211 무의미◆ENMPrSocIw (0074233E+6)
    2018-07-16(모두 수고..) 17:03:14 <10586867>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아무도 없소. 공주."

    피로감과 고통에 잔뜩 시달린 얼굴을 한 남자는 공주를 응시하며 자신의 검날에 묻은 피를 이미 까맣고 온갖 오물로 물든 천으로 닦아냈다.
    남자는 몹시도 지친 행색에, 누더기를 입고 있었지만 그 아래로 드러난 검은 철로 주조된 갑주에 새겨진 황금 무늬는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귀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듯 했다.
    물론 그것을 공주가 알 이유도, 알아서 달라질 것도 없었지만.

    "무엄한지고! 네놈들...네까짓 천한 놈들이 어찌 이 몸에게 손을 대려 하는것이느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정말로 모르겠소, 공주?"

    한숨을 내쉰 남자는 일어나, 이미 자신이 걸어들어오며 새까맣고 짙은 발자국을 남긴 붉은 카페트에 새로운 발자국을 성큼성큼 남기며 공주에게 다가갔다.
    당황한듯 의자로 더욱 몸을 붙이다가, 뒤로 넘어진 의자에서 기어나와 계속 뒤로 물러나던 공주는 등에 차가운 벽이 닿자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섬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 비참한 모습에 아랑곳않고, 하얀 펠트와 황금으로 치장된 의자를 걷어차 옆으로 치워버린 뒤 공주의 몇걸음 앞에서 대충 주저앉으며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

    "저리 꺼져라! 저리 꺼져! 더러운 놈! 그 역겨운 얼굴을 저리 치우란 말이다! 정녕 아무도 없는게냐! 누가 어서 이 쓰레기를 치워달란 말이다!"

    "충고를 하나 하자면, 보통 더러운 행색을 하고 무장한 사람의 면전에 그런 말을 하는것은 목숨 보전에 도움이 되지 않소."

    "감히 네까짓게 뭐라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느냐! 이-우읍!"

    "그만하시오. 공주. 내가 아무리 더럽고 지쳤으며 감정이 닳고 닳았다 하더라도 면전에 대고 하는 욕은 참아주는데 한계가 있소. 알아줄 거라 믿소."

    "읍...으으읍! 으읍!"

    "우는것이오? 마음대로 하시오. 이런 더러운 손에 잡혀서 웁웁대는 꼴이 치욕스럽기 그지 없는 모양이오만. 곧 더 심한 꼴을 보게 될 거라 하면 믿겠소?"

    "....흡...으으으읍! 으으읍!"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고. 들어줄 생각도 없소. 그냥...쓸데없이 발버둥 치지 마시오. 이 자리에서 목을 꺾어버리는 수도 있소."

    공주는 그제서야 남자의 손을 깨물고 할퀴던 일제의 행위를 모두 중단하고는, 체념한듯 축 늘어진 채 눈물을 흘리며 훌쩍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남자가 딱히 공주를 동정하는듯한 행위나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남자는 그저 가만히 공주를 응시할 뿐이었다.
    마침내 눈물마저도 떨어진 것인지. 울음을 그친 공주는 지긋이 남자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공주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그제서야 공주의 입을 막은 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남자는 공주에게 따귀를 맞았다. 별로 아프지도 않았지만.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건지 아시오?"

    "네까짓 천한 놈이...감히 내 고귀한 몸에 손을 댄 벌을 주었다."

    "...흠. 그거 아시오?"

    "알 생각도, 들을 생각도 없다."

    "그렇다면 듣지 마시오. 이건 그냥 내 혼잣말이오.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공주는 지금 바로 죽었을겄이오. 아니면 더 험한 꼴을 당했거나."

    "허, 퍽이나 그랬겠지. 만약 험한 꼴을 볼 것이라면 내 직접 혀를 깨물고..."

    "공주. 이건 내 혼잣말이오. 듣고 대답하라는 뜻이 아니오. 듣지 않겠다 하지 않았소?"

    "...."

    "저 바깥에는 성난 군중들이 넘쳐나오. 오만하고 터무니없는 자만으로 가득 찬 공주를 찾아서 끌어내 직접 짓밟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이더군."

    "........"

    "그중에는 오만한 공주의 명령으로 수년간 조국을 떠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방랑하던 기사도 있었소. 그가 자청하더군. 공주를 제 발로 걸어나오게 만들테니 자신을 보내달라고."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공주를 곁눈질로 흘깃 바라본 남자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공주는 그제서야 남자의 갑주에 새겨진 황금 자수를 보았으나, 미처 입을 열기 전에 알고 있다는 듯 남자의 손이 공주의 입을 다시 틀어막았다.

    "그 기사는. 이곳에 오면서 제 손으로 동료와 친구들을 베어넘겼다고 했소. 그만큼 공주를 증오했던 모양이오. 백성들은 합의 하에 그 기사에게 길을 열어주었고. 기사는 텅 빈 궁 안으로 들어갔소."

    "................."

    "기사는 공주가 어디에 숨어있을지 잘 알고 있었소. 그래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공주를 찾아나섰고. 곧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소."

    ".................으읍..."

    "어허. 이건 내 혼잣말이라 하지 않았소? 놀랍게도 기사는 공주를 직접 마주한 순간. 무언가 괴상한 속내가 가면을 벗는것을 목격했소. 곧 기사는 공주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걸어나오게 만들기로 했지."

    "..."

    "기사가 알기로는, 이 뒷편에 있는 벽 어딘가에 튀어나온 작은 돌을 누르면 숨겨진 계단이 카펫 밑으로 드러날 것이었소. 그래서 기사는 그걸 공주에게 알려주기로 했지."

    남자는 말을 마치곤, 공주의 입을 막던 손을 놓으며 공주를 거칠게 옆으로 밀치곤 벽을 더듬거리다 작은 돌조각을 발견하고 밀어넣었다.
    그러자 작게 쿠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공주가 앉아있던 의자 뒷편의 카펫이 푹 꺼졌다. 남자는 그것을 보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곤, 충격에 말문이 막힌 공주를 안아다가 카펫 옆에 내려주었다.

    "자. 이 밑으로는 수백년 전부터 이 성에 숨겨져있던 비밀 통로가 이어져있소. 곧장 성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니, 나서는 순간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달리시오."

    "...어떻게..."

    "아, 내 누더기를 걸치는 것이 좋을것 같군. 입고있는 드레스는 찢어버리겠소."

    남자가 공주의 드레스를 찢어버리고, 자신의 더러운 수건으로 공주의 얼굴을 까맣게 물들인 뒤 누더기를 걸쳐주는 동안에도 공주는 아무런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런 공주를 바라보며, 남자는 공주에게 단검을 쥐여준 뒤 무덤덤하게 지시를 이어갔다.

    "그 탐스런 머리칼은 성을 나서자마자 잘라버리시오. 쭉 달려서 성 뒷문에 가보면, 내가 세워둔 말이 있을거요. 그걸 타고 여길 떠나시오."

    "...어떻게...어떻게..."

    "진부한 이야기일 뿐이오. 기사는 마지막에 와서도 공주를 잊지 못한게지."

    공주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듯한 표정으로 기사를 쳐다보았다. 기사는 그것을 차갑게 얼어붙은 눈빛으로 응수하며. 카펫을 들추었다.
    어두워 한치도 알아볼 수 없는 통로가 조성되어있었기에, 공주는 다시금 기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기사는 공주를 떠밀어 통로로 밀어넣고는, 뒤돌아서며 말했다.

    "자. 이제 가시오.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그 뒤로 어떻게 되었냐고?

    .기사가 말한것을 잊지는 않았겠지? 제 손으로 공주를 바깥에 나오게 만들것이고. 마지막에 와서도 기사는 공주를 잊지 못했다고.
    그 말대로 기사는 공주가 저지른 짓을 절대 잊지 못했어. 통로 바깥에는 성난 군중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네. 다들 정말로 기사가 알려준 길로 제 발로 걸어나왔다며 놀란 눈치였지.
    벙 찐 공주의 뒤로 기사가 천천히 통로를 걸어나왔어. 그리고 기사는 공주에게 마지막으로 속삭였단다.

    "내가 뭐라고 했소? 기사는 마지막에 와서도 공주를 잊지 못한것일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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